카푸어(23)
군대 전역하고
택배 상하차 알바 잠깐 하고
부모님이 하시는 장사 도와드리다
어디선가 티그용접 배우면
먹고 사는데 지장 없다는 말을 듣고
인터넷과 유튜브로 검색해보고
우리 학원으로 선택하여 왔습니다
용접 부스를 자주 비우고
휴게실에서 에어콘 바람 쐬며 낮잠 자다
여러 번 현행범으로 검거되는 등
농땡이도 많이 피웠지만
찌는 듯이 무더웠던 시기를
고스란히 학원에서
용접 열기와 마주하고 보냈으니
뭐, 이해할 만도 합니다
그렇게 여름 한 철을 보내고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일하기 딱 좋은 시기에 취업하게 되었습니다
3개월이 조금 넘는 교육 기간이었고
요즘 학원 추세로 보자면
조금은 이른 취업인데
취업 3년차 졸업생이 메인 용접사로 있고
그 아래에 취업 4개월차 졸업생이 있는
현장에 귀한 자리가 생겨
서둘러 취업 길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학원 갓 졸업한 초보자임을
오픈하고 가는 현장이므로
아는 척, 해 본 척 하지 않아도 되고
앞서 말했듯 졸업생 두명이 근무중이고
숙소도 우리학원 졸업생들끼리 함께
오피스텔을 사용하므로
초보자 입장에서 아무 부담 없이
일을 배울 수 있다는 게
무엇보다 큰 장점입니다
그동안의 학원 생활로
용접 기본기는 탄탄하게 갖추었습니다
하지만 초보자가 학원에서
몇 달 용접 배웠다고 밖에 나가서
기량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능숙히 용접을 한다는 건
말도 안되는 얘기죠..
지금부터는 제2의 학원인 셈입니다
차이가 있다면
지금까진 돈을 내고 배웠으나
지금부터는 돈을 받고 배운다는 것입니다
입사 첫날부터
내가 받는 돈에 상응하는
기량을 증명해야하며
그게 안되면 짤리거나
조공으로 강등되는 현장이 아니라
나의 출신과 능력치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나를 도와 줄 졸업생들이 있는 곳이므로
그저 성실히 졸업생 형들 잘 따르며
하나 하나 배워나가면 됩니다
3개월 후가 다르고
6개월 후가 달라질 겁니다
내가 직업으로 택한 분야에
점점 익숙해지고 능숙해질수록
지금은 보이지 않는
새로운 길이 보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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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 다이어트 한다고
숙소에서 학원 출퇴근용으로
전기자전거 70만원에 당근에서 구입.
몇 번 타고 흥미를 잃어
숙소에 방치하고 룸메이트 자동차로 카풀.
그나마 몇 번 탄 것도
페달링 하지않고
스로틀로만 주행.전기 자전거(X) 전기스쿠터(O)
취업 한 달 전 쯤
앞으로 여기저기 일하러 다니려면
차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며
차는 검정색 SUV가 간지라며
1900만원 중고차 풀할부 구입,
카푸어 등극.
학원에 올땐
두 발로 걸어서 왔지만
갈 땐
바퀴가 6개가 되었습니다
그래도 큼지막한
차가 있으니 좋긴 합니다,
짐 싣고 자전거도 싣고...
취업 나가 일하면
중고차 값 1900만원 따위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곧 나이 50을 바라보는
필자의 세대와 달리
요즘 MZ 세대에게
죽도록 일만 하고 허리띠 졸라 매고
근검 절약하고
무조건 저축하라는 말은
시대착오적일 수도 있을 겁니다
하고 싶은 것 많은 젊은 나이에
적당한 선에서 즐겨가며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선
돈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자각하여
일할 땐 누구보다 부지런히 하고
자신이 몸담고 있는 분야에서
인정받는 삶을 살길 바랍니다
졸업과 취업 축하합니다
언제든 학원이 도움이 필요하면 SO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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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생 재취업 연계
급히 용접사가 필요하다는
원장님 지인분의 부탁으로
공사기간은 약 3개월이었으나
현장이 집과 가깝고
무엇보다 단가가 너무 좋아
첫 취업을 나갔습니다
하긴 공사기간이
길고 짧은 게 먼 상관입니까..
공사 끝나면 다른 현장으로 가면 되니까요.
제 아무리 불경기다,
일이 없다 해도
우리 학원생과 졸업생들이
일 할 자리는 종류 별로
기량 별로 넘쳐 납니다
티그용접사로 첫 데뷔를 하고
3개월여의 현장 용접사 생활을 마치고
학원으로 복귀하였습니다
첫 현장에서 배운 것도
느낀 것도 많습니다,
물론 주머니도 두둑해졌구요,,
초반에 잠시 버벅거리기도 했지만
이젠 어느 현장을 가더라도
버벅대지 않을 자신은 생겼습니다
이렇게 데뷔전을 무사히 마치고
두번째로 갈 곳은
울산의 플랜트 현장입니다
단가는 25만 5천원,
RT 포인트와 RT 없는 포인트가
섞여있는 곳이며
RT 없는 포인트 용접을 시작으로
나중에는 RT, UT 포인트도 만져보게 될 겁니다
이 얼마나 좋은 기회입니까....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일하며
하루가 다르게 쑥쑥 커가는
제일 이쁠 때인 딸내미에게
주말아빠 되지 않아도 되고..
이번 현장 끝나고 나면
티그용접사로 한층 더 성장하여
지금보다 더 많은
기회의 문이 열리게 될 겁니다